|
◎ The House of Rising Sun ◎
미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The House of the Rising Sun (해뜨는 집)’의
가사와 노래에 얽힌 사연을 알아보겠습니다.
이 노래는 민요지만 밥 딜란 (Bob Dylan), 존 바이에즈 (Joan Baez),
애니멀스 (The Animals), 프리지드 핑크 (Frijid Pink) 등
많은 가수들과 그룹이 불러서 히트시켰는데요. ‘
Rising Sun Blues’, ‘뜨는 해의 블루스’라고 부르기도 하죠.
‘The House of the Rising Sun’, 미국 남부 뉴올리안스를 배경으로
헛되이 보낸 인생을 한탄하는 노래인데요.
노래를 부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가사가 조금씩 다릅니다.
먼저 1절과 2절 가사 해석해 보죠.
|
(1절)
There is a house in New Orleans
뉴올리안스에 집이 한 채 있다네.
They call the Rising Sun
사람들은 그 집을 해뜨는 집이라고 부르지
And it's been the ruin of many a poor boy
많은 불쌍한 남자들이 그 곳에서 인생을 망쳤다네
(be the ruin of는 파멸의 원인이 됐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해뜨는 집이 많은 불쌍한 사람들을 파멸로 몰고 갔다는 뜻입니다.
poor 하면 가난하다는 뜻도 있지만 불쌍하다는 뜻도 있죠?
여기서는 맥락상 불쌍하다가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미국에poor boy란 이름의 샌드위치가 있는데요.
줄여서 보통 po’ boy, po-boy라고 하는데요.
baguette, 그러니까 길다란 프랑스 빵에 새우 튀김 등
튀긴 고기나 생선을 넣어서 만든 샌드위치입니다.
루이지애나주의 향토 음식입니다.)
And God I know I'm one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라네
|
(2절)
My mother was a tailor
어머니는 재단사다네
She sewed my new blue jeans
내개 새 청바지를 만들어 주셨지
My father was a gamblin' man
아버지는 노름꾼이었다네
Down in New Orleans
저기 뉴올리안스에서
‘The House of the Rising Sun’, ‘해 뜨는 집’….
이런 집이 실제로 있었던 걸까 궁금해지죠.
아직까지 정말로 있었다, 없었다, 확실한 증거는 없구요.
여러가지 설만 무성합니다. 그동안 뉴올리안스의 여러 건물이
이 노래의 모델로 제시됐는데요.
이가운데 기록이 남아있는 곳은 두 곳입니다.
먼저 그 중의 한 곳은 1820년대French Quarter (프렌치 쿼터)
동네에 있던 호텔인데요.
콘티 가에 ‘Rising Sun’ 이란 이름의 호텔이 있었다고 하네요.
지난 2005년 현지 발굴 조사에서 이 호텔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발견됐다고 하는데요. 이 호텔에서 매춘이 벌어졌음을 암시하는
광고 문구도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 호텔은 얼마 가지 못하고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19세기말 뉴올리안스 시내 강변에 ‘
Rising Sun Hall’이란 곳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회봉사와 사교를 목적으로 한 단체가 이 곳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무도회 장소로 빌려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 곳에서 도박이나 매춘이 성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건물 다 지금은 남아있지 않죠.
|
|
(4절)
Oh mother tell your children
오, 어머니, 당신 자식들에게 말해주세요
Not to do what I have done
내가 그랬던 것 처럼 하지 말라고
Spend your lives in sin and misery
죄와 괴로움 속에서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고
In the House of the Rising Sun
해뜨는 집에서
‘The House of the Rising Sun’,
19세기 뉴올리안스에 있던 두 건물이 이 노래의 모델이 됐을 것이란
설이 있다고 앞에서 말씀드렸는데요.
이같은 설은 두 건물이 도박장이나 매춘 장소로 쓰였을 것이란
가정 아래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주장도 있습니다.
지난 2002년에 숨진 포크송 가수 Dave van Ronk (데이브 밴 롱크)는
생전에 회고록에서 뉴올리안스 여성 전용 교도소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입구에 해 뜨는 모양의 장식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뜨는 집’은 교도소를 의미한다는 거죠.
그런가 하면 농장에서 일하는 흑인 노예들의 숙소,
또는 농장 자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The House of the Rising Sun’은 도박이나 매춘으로
인생을 망친 사람의 회한이 섞인 노래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원래는 여성의 관점에서 불리웠습니다.
노름꾼이나 알콜 중독자, 그러니까 술꾼을 따라 뉴올리안스에 가서
매춘부로 전락하거나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이 한탄하며 부르는 노래인데요.
존 바이에즈가 1960년 데뷔 앨범에서 부른 노래가 그렇죠.
밥 딜란이나 숀 멀린스 (Shawn Mullin)는 남자지만
여성의 관점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1964년에 나온 애니멀스 (The Animals)는 달랐습니다.
애니멀스는 남성의 입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도박과 술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절과 6절 가사 해석해 보겠습니다.
|
(5절)
Well, I got one foot on the platform
한 발은 플랫폼에 걸치고
(플랫폼은 역의 승강장을 말하죠?)
The other foot on the train
다른 한 발은 기차위에 있지
I'm goin' back to New Orleans
난 뉴올리안스로 돌아간다네
To wear that ball and chain
죄의 값을 치르기 위해
(ball and chain, 여기서 ball, 공은 쇠로 만든 공을 가리키죠.
chain은 쇠사슬이구요. 옛날에는 죄수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발목에 쇠사슬로 큰 무거운 공을 매달아 놨었죠.
그러니까 to wear that ball and chain은
교도소에 수감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죄값을 치르러 간다,
속죄하러 간다고 보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
(6절)
Well, there is a house in New Orleans
글쎄, 뉴올리안스에 집이 하나 있다네
They call the Rising Sun
사람들은 ‘해뜨는 집’이라고 부르지
And it's been the ruin of many a poor boy
많은 불쌍한 남자들이 그 곳에서 인생을 망쳤다네
And God I know I'm one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라네
‘The House of the Rising Sun’, 노래 가사를 해석해 봤는데요.
대부분의 민요가 그렇듯 누가 이 노래의 가사를 썼는지,
또 곡을 만들었는지 확실치 않습니다.
미 국회도서관의 민요 학자였던 알랜 로맥스 (Alan Lomax) 씨는
1900년대초 켄터키주에 살고있던 10대 소녀
조지아 터너 (Georgia Turner)와 또 다른 켄터키 주
주민 버트 마틴 (Bert Martin)이 영국에서 전해진
발라드에 가사를 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만 반대의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얼마전 이 노래의 기원에 관한 새 책이 나왔죠.
AP 통신 편집인인 테드 앤소니 (Ted Anthony) 씨가 발표한
‘Chasing the Rising Sun (해뜨는 집을 찾아서)’이 바로 그것인데요.
1937년 국회도서관 직원이던 알랜 로맥스 씨는
낡은 자동차에 무거운 녹음장비를 싣고 켄터키주로 떠났습니다.
미국 전역의 민요를 녹음하기 위한 여행에 나선 것인데요.
로맥스 씨는 켄터키주의 한 탄광촌에서 10대 소녀 조지아 터너가 부르는
노래를 녹음하는데요.
이 때 터너가 부른 노래 중의 하나가
‘The House of the Rising Sun’이었습니다.
하지만 작가 앤소니 씨는 1930년대 애팔라치안 산지에서 이 노래가
널리 유행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조지아 터너가 지어서 부른 것이 아니라,
타지 사람들이 탄광촌에 흘러 들어와서 부르는 것을
듣고 배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기원이야 어쨌든 이 노래가 팝송으로 히트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The Animals 덕분이었습니다.
1964년 영국의 5인조 밴드 The Animals가 발표한 ‘
The House of the Rising Sun’은 영국과 미국에서
모두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는데요.
1970년 디트로이트 출신 락 밴드 ‘프리지드 핑크 (Frijid Pink)’가
이 노래를 락으로 편곡해서 불러 다시 큰 인기를 누렸었죠.
마음속 향기를 한아름 담는 한주일 되시기 바라며
|